2010/01/11 16:27, stored in article and tagged

더 로드 (The Road), 단평

등장인물 이름이 왜, 남자(man)와 여자(woman), 아이(boy)인지는 영화가 끝날 때 알게 된다. 대격변을 전 후로 두 세상이 있고 그 전에 잉태되어 그 후에 태어난 아이,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, 마지막 장면을 보고 ‘노인을 위한 나라를 없다’의 마지막 장면이 이 영화를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. 세상의 이해에 가장 근접한 노인은 앞서서 일어나는 범죄를 이해하고 해결하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음을 깨달은 후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해주는 이야기다.

두 가지 꿈을 꾸었는데 모두 아버지 꿈이었어. 이상하지, 아버지 돌아가신 나이보다 내가 20살은 더 먹었으니 어떻게 보면 꿈에선 아버지가 더 젊었지.

우리 둘 다 옛날 시절로 돌아갔는데 난 말을 타고 밤에 산을 넘고 있었어. 산에서 고개를 넘어가고 있었지. 추웠고 땅은 눈에 덮혀 있었어. 아버지는 말을 타고 날 지나쳐 계속 가시는 거야. 아무 말도 없이 그냥 말을 타고 지나치셨지. 아버진 몸에 담요를 두르고 고개를 숙이고 계셨지.

앞질러 나갈 때 보니 파이프에 불을 붙이고 계셨어. 보통 사람들이 하듯이 말이야, 그리고 그 파이프 속에서 불이 빨갛게 빛나고 있었어. 마치 달빛 같았어. 그리고 꿈 속에서 아버지는 앞서 가시더니 그곳 어딘가에서 어둠과 추위 속에서 불을 지피셨어. 언제든지 그곳에 가면 아버지가 계실 거라는 걸 난 알았지. 그러다가 잠을 깼어.

세상의 이해에 가까워 질수록 죽음에 가까워 지고 그때 생기는 쇠약은 피할 수 없었던 인간(노인)의 이야기는 더 로드에서 아이가 이어간다. 새로운 세상에 불을 가져가는 역할인 아이는 회색과 공포로 꽉꽉 메워진 모든 것 사이를 지나간다.

덧1. 엔딩 크레딧에 결론이 나오니, 더 이상 쓰지 못하겠군요.

덧2. 코엔 형제의 ‘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’의 원작자과 ‘더 로드’의 원작자가 동일 인물이더군요. 코맥 매카시, 세 편의 신작을 준비 중이라고 하던데 이런 대기 만성형의 작가를 보고 있자니 클린트 이스트우트가 생각납니다. 오래오래 살아서 좋은 것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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덧글

  1. 잉여인간

    2010/01/13 02:09  댓글달기  수정/삭제

    오 노인을 위한 나라의 엔딩크레딧이 화악 생각나는군요.
    견자단에 대한 열정에 불을 지펴준 형님의 순간들이
    더욱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ㅋㅋㅋ

    더 로드-영화를 빨리 보고 책과 어떻게 다른지 얘기했으면 좋겠어요.
    감히 성서에 비견될 소설이라고 기자들은 그러던데 ㅋㅋ

  2. Documan

    2010/01/28 13:41  댓글달기  수정/삭제

    비고 모텐슨 이러다 성자가 되는겐가...

    이스턴프라미스와 느낌이 다를지 더로드...보고싶다..ㅜㅜ

  3. Documan

    2010/02/10 04:20  댓글달기  수정/삭제

    나쁜인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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